인간극장 동백꽃 사랑 "기억의 숲을 걷는 90세 나상애 오토바이할머니"

티비극장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동이 트기 전 어두운 동백나무 숲을 나상애(90) 할머니가 홀로 걷어가신다는데 호미 한 자루를 손에 쥐고는 달그락 달그락 나무사이 잡풀을 매고 돌멩이 사이 작은 풀도 놓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같은 자리를 빙빙 돌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할머니께서는 남편이 심은 동백나무를 뿌듯하게 자랑도 하시다가 갑작스레 심한 역정을 내기도 한다는데상애 할머니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 상애 할머니, 기억의 숲을 걷다

여든이 훨씬 나이에도 동네에서 오토바이 할머니라고 불리던 상애할머니께서는 4년 전, 그런 할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다고 하는데 여장부 상애할머니가 변하기 시작했던 건 그 때부터였다고 하네요.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 앞에서는 심한 짜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시고 밥을 먹고 돌아서면 또 밥을 찾기 일쑤였던 상애 할머니께서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숲과 농장에서는 아기처럼 편안해한다고 합니다.

평생을 땅을 위해 살았던 할머니. 치매가 찾아왔어도 눈을 뜨면 호미부터 찾고, 서툰 자식들의 몸짓을 답답하다 타박하며 여전히 땅을 일군다고 하시네요.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 대를 잇는 농부 가문 동백나무 집 이야기

70년 전, 직접 동백나무를 옮겨 심으며 숲을 일구셨던 아버지와 어머니.농업학교 설립을 평생의 꿈으로 가슴에 품고 가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 정의국(60)씨도 농부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를 이은 농부라지만.. 의국 씨, 어딘가 조금 남다르다고 하는데 ‘배추아빠’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배추를 벌레들의 먹이로 내주고 고구마 농사가 시원찮아도 툭툭 털고 하우스에 들어가 무언가를 분주히 준비했다네요.

체험교육 시간이 오면 아이들보다도 더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그런 의국 씨를 옆에서 거드는 건 아들 성천(30)의 몫이라고 합니다.

이젠 성천 씨의 야심찬 주도로 파란 눈의 외국인들까지 농장을 찾기 시작했다는데 덕분에 의국 씨, 팔자에도 없는 영어공부까지 하게 생겼지만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고 하네요.남들은 떠나기 바쁜 농촌에, 이 집안은 자꾸만 돌아온다 난리니 의국 씨, 이래저래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요즘이라고 합니다.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 언제나 푸르른 우리들의 상록수, '동백꽃 당신'

언제나 집안의 중심이었던 여장부 상애 할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오자 뜻 모를 행동과 이유 없는 짜증이 늘어갔다고 하는데 새벽마다 불쑥 깨어 숲으로 사라지기 일쑤라시는데 드시지도 않은 식사, 진작 먹었다며 끼니를 거르는 게 다반사. 고심 끝에 보낸 복지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어머니의 변해버린 모습이 애달파 숱한 밤을 눈물로 지새우기도 여러 번 그럴 때마다 며느리 애순(58) 씨의 마음을 다잡아 줬던 건 시어머니와의 추억이었다고 하네요.

딸 많은 딸 부잣집에 시집 온 애순 씨를 딸보다 더 챙겼던 상애 할머니는 자식이 잘못하면 밥상을 뒤집을 정도로 엄하던 호랑이 어머니셨지만, 농촌생활에 서툴렀던 며느리에겐 화 한번 내지 않던 시어머니셨다고 합니다.

애순 씨가 결혼과 동시에 공부에 대한 꿈을 잠시 접었을 적 꼬부랑 허리 숙여 동백꽃씨 주워 판돈을 등록금하라며 쥐어줬던 것도 시어머니셨다는데 어머니가 베풀어주셨던 사랑의 기억으로, 이제는 어머니의 치매를 품겠다는 며느리 그런 며느리 밑으로 1년 전, 또 다른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하네요.

시어머니가 주셨던 사랑을 빠뜨림 없이 자신의 며느리에게 주고 싶다는 애순 씨는 30년 넘게 이어오는 고부간의 내리사랑은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동백 꽃 필 무렵, 반가운 발소리 들려오면...

지천에 널려있는 꽃을 돌보고, 농작물을 거두기에 정신없을 것 같은 농장에 하루가 멀다 하고 춤판, 노래판이 끊이지가 않는다고 하는데 농촌에서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며느리 애순 씨의 노력으로 겨울 밤, 농장에선 낯선 클래식 공연이 펼쳐지고 합창 소리가 흘러나온다고 하네요.

어느새 가족들의 집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한다고 거기다 금발의 파란 눈 외국인까지 찾아와 생전 처음 먹어보는 김치를 직접 만들어보겠다 팔을 걷으니 겨울이 찾아와도 농장의 온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불어 나상애 여사에게는 요즘 큰 기쁨이 생겼다는데 마흔 넘은 노총각도 결혼하기 힘들다는 농촌에서 손자 성천이 어디서 참한 색시를 데려오더니 증손주까지 떡하니 안겨드렸다고 하네요.

자식들 말고는 사위도 못 알아보는 정신이지만 증손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알고 예뻐하는 상애 할머니께서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면 당신의 자식들을 키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지, 상애 할머니는 간간히 옛이야기를 풀어 놓으신다고 해요.

3대를 지나 4대의 어린 새싹까지 뛰어 놀 준비를 마친 동백나무 숲. 오늘도 할머니는 새벽 어스름을 뚫고 기억의 숲으로 향하신다고 하는데 인간극장 동백꽃 사랑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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